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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Life

[힐링이 필요해] 우리... 뭐 먹고 살지?

by 공군 공감 2014. 2. 11.






[힐링이 필요해] 우리... 뭐 먹고 살지?




 계급이 올라가고 전역이 다가옴에 따라 작은 고민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바로 '뭐 먹고 살지?'라는 생각이다. 사실 우리사회에서는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볼 기회가 적다. 남들에 맞춰 대학을 가고, 군대를 와서 처음으로 마주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고민이기 때문이다. 선후임은 물론 사회에 있는 친구들에게 내 고민을 말해도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ㅋㅋㅋ 전역부터 해"라는 말 같이 평범한데 사람 짜증나게 하는 답변만 돌아온다. 이번 주말을 기다리기도 힘든데, 전역부터 하라니 이런 귤같은 소리를 조언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라는 것은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담겨 있는 소망이다.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전역을 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말이다. 그래서 이 고민이 심각한 것이다. 군대는 사회에서 떨어져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스스로 단점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장점도 없다. '제대'가 다가올수록 자연스럽게 누가 시키지 않더라고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자기소개서처럼 소설을 적으라는 것이 아니다. 어제 먹은 점심 메뉴도 가물가물한데 인생을 통으로 생각해내고, 심지어 거기에서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까지 짜낼 필요는 없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의 시작은 질문을 던지는 것에 있다. 우리는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살면서 먹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해보자.



  흔히들 채용시장에 등장하는 스펙을 보면 그것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의문이 들고는 한다. 저런 슈퍼맨보다는 '딸 같은 며느리, 엄마같은 시어머니'의 존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들어가기 어렵다는 직장에 들어가서 즐겁게 사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평소 CC와 사내연애를 꿈꾸던 형은 '남중, 남고, 공대, 군대, 제철소'의 길을 밟고 더 어두워 졌다. 우리보다 앞서 사회에 나간 사람들을 보면 '행복하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그리고 하나같이 다들 열심히 못살아서 안달이다. 열심히 사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것이 방향이 없다면 무언가 잘못되지 않았을까? 한병철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피로감을 '성과주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분석하였다.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열심히 살고자 자신을 채찍질 한다는 이야기다. 현실이 각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잘살아야 한다. 최소한의 양심과 의식은 필수이다. 





성과주체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강제하는 자유 또는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다. 과다한 노동과 성과는 자기 착취로까지 치닫는다. 자기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자의 착취보다 더 효율적이다.  

- 한병철, <피로사회> 









어쩌면 자기경영이라는자물쇠를 달고 착각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번 사는 인생 폼나게 살고 싶다.




  한번 사는 인생 무언가 폼나게 살아보고 싶다. 나 좋다고 한 여자가 한 둘이 아니고 제로인 것이 현실이지만, 나만 바라보는 가족에게 마저 버림받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가 나에게 그럴듯한 삶을 강요하고 있다. 연봉이 높거나, 권력을 가지거나 사회적으로 대단한 일을 해야지 의미가 있는 삶이라는 것이다. <인생학교 - 세상>에는 우리가 삶을 보는 관점에 질문을 던진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과학자가 되고, 법관이 된다면 과연 누가 자기 집앞 화단을 가꿀까? 그럴듯한 삶은 그 길이 정답이 아니라 그냥 익숙하게 보일뿐이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을 수 있을때 우리가 꿈꾸는 세상도 좀 더 다양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중요성'이라는 것은 보기보다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존 러스킨은 이렇게 물었다. "왜 우리는 누군가의 목숨을 구한 사람에게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단번에 상을 주면서 오랜 세월 동안 아이를 양육하는 데 헌신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지 않는가?" 



좋은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중요성'이라는 외부적인 틀에 맞춰 전 지구적인 문제에 골몰하는 세상이 아니다. 좋은 세상은, 사람들이 자신의 특별한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세상이다. 

- 존 폴 플린토프, <인생학교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전 지구적인 문제만 고민한다면, 거리의 화가는, 청소부는 과연 누가할까?  






사랑하는 일을 한다는 것. 



  무급인턴이 등장했다. '젊어서 고생은 무급인턴으로 한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 이다. 열정으로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행복하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 나의 자유시간과 합당한 대가를 포기해도 될까? 우리가 꿈꾸는 모습이 '우리 모두 토익 만점 받고 취업해서 휴가 없이 야근하기^^'는 아닐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이러한 우리의 고민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책의 생김새나 이름부터 수면욕구를 불러오지만, 우리의 현재 문제에 대해 꽤 현실적이 대답을 들려준다. 우리끼리니까 빙빙 돌리지 말고 쉽게 이야기하자면, 행복하려면 돈도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일을 한다'라는 말은 분명 좋은 말이다. 하지만 이것을 모든 사람에게 함부로 권할 수 있는 말은 아니라는 점과 누군가에는 사치일 수도 있는 말은 기억해줬으면 한다. 





행복한 사람에게는 다른 자질들 외에도 신체적인 이점과 외적인 좋음과 행운의 선물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부족해서 그가 방해받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어떤 사람이 고문을 당하든 큰 불운이 겹치든 그가 좋은 사람이기만 하면 행복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허튼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밖에 나가면 뭐해?



  미래에 대한 고민들은 '말년 병장'만의 특권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훈련소시절 외박때 먹을 음식에 대한 고민도 입소기간 내내 했었다. 20대, 30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들을 2~3개월만에 결정하기에는 너무 짧지 않을까. 초등학교 시절 방학 계획표 세우듯이 계획을 세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2년의 시간 동안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스스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시간이 흘러가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도 바뀔 것이다. 그리고 주변을 바라보는 시각도 자연스럽게 변할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파충류처럼 생긴 동기도 이제는 사랑스러워지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변화 속의 우리의 생각과 고민이 녹아 들어간다면, 우리의 삶은 분명 좀 더 즐거워 질 것이다. 그리고 "(밖에 나가면) 뭐해? 머해? 머하니? 모해?"라는 말을 글자만 바꿔가며 하는 우리의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빈칸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 미소가 가득하도록 모두 즐거워졌으면 좋겠다. 




  먹고 살기와 관련된 책들

한병철. 2012. <피로사회> 문학과성사.
존 폴 플린토프. 2013. <인생학교 세상> 쌤앤파커스.
아리스토텔레스. 2013. <니코마코스 윤리학> 숲.

오하시 가나 外. 2012. <핀란드처럼> 디자인하우스.
악셀 하케 外. 2011.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푸른지식.
알랭 드 보통. 2012. <일의 기쁨과 슬픔>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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