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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Force

우리나라에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은? - 울릉도 공군부대

by 공군 공감 2011. 3. 17.

지난 달 초 분주하던 어느 날 오후, 아이템 회의.

데스크 : 겨울하면 뭐, 눈인데.. 내년 월력사진용 눈 충분히 찍었나?
정근당 : 예, 두 번 정도...
데스크 : 에이 그것 가지고 되나.. 쎈 걸로 한 번 더 촬영해야겠군.
정근당 : 그럼 어디로? -_-;
데스크 : 음~ 보자, 눈 제일 많이 내리는 곳이 어디야?
과 원1  : 제일 많이 내리는 곳은 울릉도죠!! 국내 최대 다설지역... 많이 쌓일 땐 한 3미터씩은 쌓인답니다.
데스크 : 오 그~래? 거기 한 번 다녀오지.
정근당 : 헉 -_-;........  예..

그때부터 평화는 사라졌다.

시도 1 : 정기공수헬기 타러 새벽밥 먹고 청주기지까지 갔는데 기상악화로 돌아옴.
시도 2 : 여객선 타기 전날 포항파견대 도착. 밤 새 배 뜨길 밤새 기도했건만 빈손으로 복귀.
시도 3 : 청주기지에서 헬기 시동까지 걸었다. ‘이번에는 틀림없이 가는구나’ 했는데 잠시 후 시동 꺼지는 소리. 임무 취소 소식을 듣고 복귀.
시도 4 : 여객선이라도 타려고 기차타고 포항 가던 중 여객선 통제 소식 듣고 중간에 내려 복귀.

울릉도를 향해 촬영 간다는 최초 계획 후 한 달이나 지난 3월 4일. 3군 합동 임관식이 진행된다고 떠들썩하던 계룡대를 뒤로 하고 청주기지로 갔다.
이젠 아예 맘이 가볍다. 안 되면 또 돌아오는 거지, 뭐. ^^

그런데.. 시동을 걸더니, 헬기가 주기장을 박차고 오른다. 드디어 울릉도를 가나보다.
만약 중간에 회항한다면 낙하산 타고 뛰어내려 노를 저어서라도 가리라... 괜히 주먹을 불끈 쥐어봤다.

조종석 너머로 드디어 울릉도가 보이고 있다. 그런데 조종사가 말한다.
“어, 기상이 안 좋은데? 돌아가야 하나?”

난 전생에 무슨 죄라도 지은 걸까? 천신만고 끝에 여기까지 왔건만 ㅠㅠ

기상악화로 사이트 부근이 화이트 아웃 현상처럼 보인다. 헬기야, 제발 착륙 좀 하자..

눈 덮인 나리분지

헬기 착륙장을 제외하곤 온통 하얗다.


울릉도 관제부대에 근무하는 공군 장병들, 좌측에 보이는 것이 장병 출퇴근용 케이블카. 부대에서는 이걸 ‘삭도기’라고 부른다.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장병들의 환한 모습

공군 헌병은 설한 가운데서도 씩씩하다.

울릉기지를 이륙하는 HH-47

눈 쌓인 동해안 풍경

대관령 넘어 동쪽은 아직도 한 겨울이었다.

돌아오는 길.. ‘조종사 헬멧에 비친 눈 덮인 산하’가 조종석 내 백미러에 투영되었다.

여러 차례의 실패 끝에 입도한 하얀 섬, 울릉도. 내겐 여전히 백일몽처럼 남아 있다. 내륙은 벌써 봄인데 그 곳은 여전히 겨울의 끝자락을 질기게도 붙잡고 있다.

한반도의 최동단 영공을 너무도 씩씩하게 지키고 있는 울릉 관제부대 장병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한 번 들어가는데 사람의 진을 이렇게까지 뺀 그 섬이 과연 그들에겐 어떤 공간이 되고 있을까?

같은 제복을 입고 있지만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하늘을 지키고 있는 그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도전과 배움의 기회를 준 데스크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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