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展] 프롤로그. 전시로의 초대
군가:軍歌
군대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하여 부르는 노래. 주로 군대 생활과 전투 활동을 담은 가사에 행진곡풍의 선율을 붙인다.
우리는 처음 훈련소에 입소하여 일주일 간은 입대장병으로, 아직은 민간인이지만 준 군인의 신분으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입대장병이 아닌 훈련병이 되는 순간부터, 우리는 6주간의 길고도 험난한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그냥 훈련만 받고 얼차려 같은 것만 조금 받고 말겠지... 하고 입소 했던 훈련소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외울거리가 꽤 많았다
(리얼리티 군대 체험 TV 프로그램을 봤다면 조금 다르겠지만).
직속상관 관등성명, 공군의 목표, 훈련병 신조, 용무 신청, 기초 병영 생활 책자 등등 셀 수도 없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수시로 시키거나 점검 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만 들여서 틈틈이 읽어두면
조금 버벅이거나 조사를 틀리는 정도는 제외하고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다.
사실 가장 큰 난관은 '군가'를 외우는 것이다.
식사하러 갈 때나 실내 수업을 들으러 갈 때, 훈련하러 갈 때, 훈련병들은 이동 중이라면 언제나 군가를 배우고 부른다.
처음에는 조교들이 '멋진 사나이'와 같은 쉽고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의 군가를 알려주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외울만 하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흘러 배우게 된 군가가 3개가 넘어가게 되면 수시로 까먹게 된다.
그러다 5개가 되고 10개가 되어갈 때 쯤엔 가르쳐 주는 조교들의 속이 터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여러번 알려주고 불러준다.
그런 조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멜로디를 틀리는 훈련병 부터 가사,
박자도 달라지는 훈련병들도 있는가 하면, 잠시 후엔 제대의 발도 못맞추게 된다.
그럼 조교들은 군가를 멈추고 다시 한 소절, 한 마디씩 불러주며 복명복창 시킨다.
저녁 점호 때는 무작위로 골라 군가를 시키는데 단어라도 틀리게되면 가차없이 응징이 들어간다.
그러다보니 소대원들은 다 같이 모여 부르며 연습을 하고, 수시로 개인 연습도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훈련병들은 점점 틀리는 사람도 없고 대성박력으로 힘차게, 제법 군가 답게 부르게 된다.
이렇게 훈련병 시절의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였던 군가가,
자대 배치 후에는 아침 점호 때가 아니면 거의 부를 일이 없어져 서서히 잊혀져간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자대 배치 후엔 사이버 지식방도 있고,
음악 정도는 들을 수 있는 전자 사전 등의 기기를 인가 받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 이름부터 군인들의 노래인 군가를, 군인들이 부르지 않고 잊어서야 되겠는가?
우리가 훈련소에서 듣고 배웠던 군가는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이미 걸그룹과 가요에 길들여진 눈과 귀에는 군가가 다소 딱딱하게 들릴테지만,
그런 군가를 조금이라도 친근하게 소개하기 위해 먼저 우리가 배웠던 군가들 부터,
그리고 알지 못했던 수 많은 군가들 중 몇몇을 포스터 디자인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제 우리는 훈련병이 아닌 어엿한 대한민국 공군의 장병이다.
훈련병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가벼운 마음으로 포스터를 감상하고, 군가를 흥얼거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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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가展으로의 초대]
다음 편 부터는 군가 한 곡을 소재로한 포스터의 작업 배경과 과정, 작품 설명이
군가의 제정 배경, 가사 등과 함께 소개됩니다!
글·그림 l 일병 김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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