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스, 말레이시아 하늘에 한류 바람을 일으키다.
지금까지 2012년 영국 리아트 국제 에어쇼,
2014년, 2016년 싱가포르 에어쇼에 참가했던 블랙이글스는
2017년 3월 말레이시아 랑카위 국제공항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2017 LIMA AIRSHOW"(랑카위 국제해양항공전) 에 참가했다.
3월 10일 금요일, 원주기지.
우리는 "2017 LIMA AIRSHOW" 에 참가에 앞서 출정식을 가졌다.
조종사, 정비사, 지원요원 등을 포함한 150여명의 참가인원 모두는 공군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출정식에 임했다.
우리는 항공기의 항속 거리를 늘리기 위해, 출발 전부터 기체에 연료탱크를 달고 여러 차례의 시험비행도 했다.
평소에는 보통 국내에서만 에어쇼를 선보이지만, 이번에는 에어쇼는 물론
말레이시아로 장거리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연료탱크를 달고 이동했다.
이동할때는 항공기에 연료탱크를 달고, 에어쇼때는 분리시키는데
해외 에어쇼 참가를 위한 이러한 특수한 상황은 정비사들의 숙련된 지원능력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에어쇼 참가를 위해 보이는 곳에서는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 수 많은 분들의 노력과 정성이 담겨있다.
우리는 사랑하는 팬들에게 더욱 박진감 넘치는 에어쇼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기간 동안 팀원 모두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수 백번의 회의와 연습비행을 했다.
감동 가득한 에어쇼를 선보이면서 행사장 안전에도 걸맞는 최적의 에어쇼 디스플레이를 위해 말이다.
3월 11일 토요일 원주기지.
블랙이글스 및 지원요원으로 구성된 150여명의 인원과 13대의 항공기가 수차례 시험비행과 준비 작업을 마치고 장거리 비행을 위해 나섰다.
예비엔진 등을 포함한 380여 종의 지원 장비와 물자를 싣고 병력들이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이때만해도 출발하는 우리의 복장은 야상을 포함한 전투복 완전복장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직 꽃이 피지 않은 봄의 초입에서 원주기지를 이륙하여 말레이시아 랑카위로 장거리 비행을 시작했다.
우리는 말레이시아로 이동하기 위해 원주에서 말레이시아 랑카위까지
3박 4일동안 4개국을 5번 기착해서 총 5,800여KM를 비행했다.
서울에서 부산이 약 400KM 니까 부산을 왕복해서 7번 이상 다녀온 거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T-50B 9대 뿐만 아니라 병력과 물자를 나르기 위해 C-130 수송기 4대까지 함께 말레이시아로 향했다.
4개국의 영공을 통과하는 3박 4일간의 장거리 비행은
장시간 조종 능력에 대한 조종사들의 자신감, 완벽한 항공기 상태를 유지하는 정비요원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또한, 우리 팀원들이 스스로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외교관" 이라는 사명감을 가졌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산항공기 T-50B의 우수성도 빼놓을 수 없다.
3월14일 화요일, 장장 4일에 걸쳐 드디어 말레이시아 랑카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I #LIMA '17!!
도착해 랑카위의 랜드마크인 이글스퀘어에서 지형을 익히기 위해 사전훈련을 했다.
이글스퀘어와 블랙이글스의 Wedge 대형이 참 잘어울린다.
상공에서 바라본 말레이시아 랑카위. 평온해 보인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는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조용하고, 생각보다 말도 잘 통하는 나라다.
날씨는 우리나라 7월 말의 여름처럼 매일 덥지만 하늘도 맑고, 구름도 뭉게뭉게 걸려있다.
이렇게 예쁜 나라에 어떻게 반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이런 경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바쁜 해외 에어쇼 일정에 지친 마음을 잠시 힐링시킬 수 있었다.
랑카위는 말레이시아 본토에서 떨어져 있는 섬으로 99개의 작은 섬들로 이뤄져 있다.
랑카위는 '갈색 독수리' 라는 뜻인데, 그래서 랑카위 지역의 명소인 이글스퀘어에는 이렇게 큰 갈색 독수리 동상이 있다.
상공에서 날고 있는 블랙이글스 항공기와 랑카위의 상징인 갈색 독수리가 한폭의 수채화처럼 잘 어울린다.
입고왔던 야상이 민망해지는 뜨거운 랑카위의 날씨.
예상은 했지만 매일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우리 모두는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비행 및 사전점검에 임했다.
각자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피부관리라곤 안할 것 같은 우리들도 이렇게 피부관리에 최선을 다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이정도는 아니였는데....
"정비사들의 팀워크를 보여주자. 하나둘!하나둘!"
3월 15일 수요일,
정비사들이 사전 훈련 전 항공기를 점검하기 위해 레버를 좌우로 수백번 움직이면서 수동으로 디젤 연료를 채워주고 있다.
자동 레버가 없어 수동으로 건장한 장병 3명이 500번 이상을 돌린다는게 사실 쉬운일이 아니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항공기에 디젤 연료는 스모크를 보여주기 위해 넣는 것입니다^^
먼 타국, 말레이시아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한 사전훈련 준비를 마쳤다.
3월 17일 금요일
이틀간의 정비작업을 마치고, 새 지형을 익히기 위한 사전 훈련을 시작했다.
17일에는 주변 지형 및 안전저해 요소 파악을 위한 '관숙비행' * 사전에 지형을 익히기 위한 비행을 말합니다 을
18일에는 사전 비행훈련을 통해 실제 에어쇼에서 선보일 고난도 공중기동을 연습했다.
우리는 에어쇼 본 행사에서 멋진 국산 항공기 T-50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매일 아침 8시부터 오후5시까지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훈련 했다.
팀원 모두 주어진 시간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3월 19일 일요일, 평온했던 랑카위 하늘이 갑자기 먹구름과 천둥번개로 가득해졌다.
리허설을 해야해서 비행 시간을 뒤로 늦췄지만 결국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비행은 취소가 되었다.
그렇게, 리허설은 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에어쇼 본행사날이 다가왔다.
3월 21일 화요일, 에어쇼 본행사날. 비가 와서 비행을 하지 못할까 우려하며 맞이한 아침의 날씨는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화창했다.
말레이시아 총리의 연설사로 시작된 "2017 LIMA AIRSHOW" 는
C-17, F-18 HORNET, SU-30 등 말레이시아 전력이 함께 모인 편대비행으로 그 화려한 막을 열었다.
에어쇼의 첫날부터 셋째날까지는 Trade Day라고 하여, 사전에 등록한 관계자들만 들어올 수 있는 날이다.
사실상 말레이시아의 항공관련 정부 관계자와 주요 민간 인사들에게 본격적으로
Black Eagles의 위상과 국산 항공기 T-50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에,
우리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은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다가올 비행을 준비했다.
"이 날을 기다렸다"
정오의 태양이 가장 뜨거울 12시 반, 우리를 위해 준비된 듯한 화창한 하늘 위로
거대한 검은 독수리 8마리가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색깔과 형태의 스모크로 하늘을 수놓은 블랙이글스.
현지 관객들은 너도나도 핸드폰을 꺼내들며 웅장하고 아름다운 비행을 동영상으로 담기 바빴다.
관객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리마에서의 첫 비행 완료!
더불어 이 날 블랙이글스 공식 SNS 계정에서 특별하게 진행된 Facebook Live 방송을 통해
만 오천명이 넘는 온라인 관객들까지 리마에서의 첫 번째 비행을 함께했다.
3월 22일 수요일, Trade Day 첫번째 날을 무사히 마치고 맞이한 두번째 날 아침이 밝았다.
이 날은 특별히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라디오, 인쇄매체, 웹매체 등 여러 곳에서 요청한 인터뷰에 응했고,
이를 통해 한국 공군의 위상을 동남아시아 전역에 전파하는 임무를 잘 해냈다.
이어진 비행.
오후 1시,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 속에서도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이륙을 시작한다.
"블랙이글스가 세상을 뒤집어 놓으셨다!!"
멋진 에어쇼를 보여준 뒤 안전하고 매끄럽게 착륙했다.
비행 후에는 사인회가 이어졌다.
하루종일 비행 후 체력이 많이 소모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고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정성껏 사인회를 진행했다.
3월 21부터 23일까지 진행된 Trade Day에서 우리는 말레이시아 공군 조종사를 후방석에 태운 특별한 비행을 실시하여
국산전투기 T-50의 우수성을 몸소 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3월 24일 금요일부터 시작된 Public Day. 이 날은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들까지 입장이 가능한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에어쇼를 보러 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침비행으로 말레이시아 랑카위 섬을 깨웠다.
드디어 이륙이다! 에어쇼를 찾은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줄 그 순간을 위해 출격!
우리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비행에 에어쇼를 방문한 많은 관람객들은 발길을 멈추고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하늘을 도화지 삼아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내는 항공기의 몸짓을 사람들은 넋을 놓고 지켜보고 있었다.
PUBLIC DAY의 비행을 마치고, 우리는 관객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를 K-POP 스타 못지 않게 좋아해주시는 열정과 관심이 날씨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에어쇼 기간만큼은 확실히 말레이시아에 한류 바람이 일었다.
특히 에어쇼가 개최됐던 3월 21일부터 3월 25일까지의 기간이 말레이시아 전국의 초,중학교 봄방학기간과 겹쳐서
많은 말레이시아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에어쇼 현장을 찾았다.
우리를 보기 위해 에어쇼에 왔다는 사람들의 말에 더 힘이 났다.
말레이시아에서 대한민국 공군과 블랙이글스의 인기는 실로 놀라웠다.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이들 중 누군가는 블랙이글스처럼 창공을 가르고 날아갈 자신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고 있었을 지 모른다.
3월 24일 금요일,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인도네시아 Jupiter 팀과의 우정비행이었다.
T-50B를 운용하는 블랙이글스와 KT-1B를 운용하는 인도네시아 특수비행팀 Jupiter 팀의 운명적인 우정비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사전 조율된 내용으로 인도네시아 팀과 브리핑을 진행하였고, '우정비행'인 만큼 서로의 우애와 신뢰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Jupiter 팀의 KT-1B 항공기 후방석엔 우리 조종사 1명이, 블랙이글스 팀의 T-50B 후방석에 Jupiter 팀 조종사 한 명이 탑승했다.
"READY FOR TAKEOFF!"
이륙 후 우리는 함께 약속된 편대 대형으로 하늘로 솟구쳤다. 서로 리드하는 팀을 바꿔가며 비행하다가,
마지막에는 관객 방향 활주로 상공으로 편대 대형을 이루며 진입하였다.
KT-1과 T-50 모두 국산 항공기라는 점에서 이번 우정비행은 인도네시아와 한국 간의 굳건한 친분을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한국산 항공기들의 우수한 성능을 다시 한번 말레이시아 상공에서 보여주는 기회가 되었다.
3월 25일 토요일, 에어쇼를 찾아온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어김없이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과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날이니만큼
우리는 더욱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비행에 임했다.
우리는 마지막 날까지 에어쇼와 블랙이글스를 찾아와 준 관람객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보통 항공기가 착륙하기 전에는 타이푼 랜딩, 스플릿 랜딩과 같은 착륙기동을 하는데 이 날은 착륙기동 대신
항공기 8대가 다 같이 들어와 한 대씩 분리해서 관객들 머리 위로 지나가며 인사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안녕 말레이시아! 안녕 리마!"
다음에도 또 이곳에서 모두를 만나리라고 기약할 순 없지만,
우리가 LIMA 에어쇼에서 받았던 성원과 환호와 박수갈채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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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으로 장장 3월 11일부터 3월 31일에 이르는 20일의 시간 가운데
블랙이글스팀원 모두는 한국 공군력의 아이콘으로 활약하며 한국 공군의 힘과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별히 행사가 이루어졌던 3월 21부터 3월 25일의 시간 동안, 신문과 라디오 그리고 영상을 망라하여 많은 매체가 블랙이글스를 주목했다.
이를 통해 국산 항공기 T-50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블랙이글스는 대한민국의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해 낸 것이다.
대한민국 공군의 믿음직한 아이콘으로서, 그리고 각국간의 우애와 신뢰를 다지는 군사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한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지원한 모두의 20여일간의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
말레이시아에서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고국으로 돌아온 블랙이글스는
잠깐의 휴식을 가진 뒤 오는 4월 8일부터 경남 중서부 예선을 시작으로 개최되는
공군참모총장배 모형항공기대회 [2017 스페이스 챌린지]에서 다시금 국민들 곁에 선다.
블랙이글스의 위용과 매력을 직접 느끼고 싶다면 일정을 확인해보도록 하자! >>>클릭
기획 /글 : 대위 김정현
중위 이수희
중위 김형진
사진 : 상사 편보현
상사 권형
인포그래픽 : 상병 김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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