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은 모두 몇 개일까요?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의문입니다. 그래서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을 노래했던 시인 윤동주처럼 우리는 늘 밤하늘의 별을 헤아려 왔습니다. 우리 은하는 10의 11제곱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런 은하가 우주에는 10의 11제곱개만큼 있다고 하니 하늘에 있는 별의 개수는 10의 22제곱개인 셈입니다. 그래서 그냥 셀 수 없다고 말해버립니다. 그렇지만 이런 답이 정답일까요? 누군가는 밤하늘의 별을 가슴으로 헤아립니다. 그래서 별은 차가운 이성의 대상이 되기도 따뜻한 감성의 상대가 되기도 하며, 사람들은 우주를 탐구하고 또, 탐미합니다.
우리 삶에 우주가 있습니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말합니다.“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니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돼 있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게 관련돼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 있었던 대사건들뿐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까지도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기원에 닿아있다.” 무한히 크고,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지만 우리 자신이 우주의 일부이며 우리는 이성과 감성이라는 두 개의 시선으로 우주를 보아왔습니다. 태초부터 우주는 인류의 삶과 함께해 먼 길 나서는 나그네는 별자리를 가늠해서 길을 잡았고, 별자리에 아름다운 사연을 담아 후손에게 들려주었습니다.
문명이 시작된 곳에서는 어김없이 하늘을 관측했던 유적들이 발견되고, 별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노래들이 불렸습니다. 인문학이 부흥한 르네상스기에 갈릴레오,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같은 선지자들은 우주를 신의 영역에서 인간과 과학의 영역으로 되돌렸습니다. 그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걸기도 했죠. 이후에 우주에 대한 학문, 천문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합니다. 핼리혜성의 정체가 밝혀지고, 태양계의 행성들이 하나 둘씩 그 모습을 드러냈으며, ‘빅뱅’같은 우주기원의 신비가 밝혀집니다. 급변의 시기에도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계속되었습니다. 알퐁스 도데가 소설 『별』에서 “가장 예쁘고 아름답게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고 말할 때,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고, 이 작품을 본 감동으로 가수 돈 맥컬린은 “빈센트”란 노래를 지었습니다. 소설가, 화가, 음악가를 비롯한 모든 창작자들에게 우주는 영감을 가져다주는 무궁무진한 보고였습니다.
지금 우리의 일상도 우주와 깊이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GPS위성의 도움을 받는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이제 어디도 찾아갈 수 없습니다. 통신위성, 관측위성 없이는 지금 인류가 누리는 어떤 혜택도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성은 우주와 인류의 중요한 매개입니다. 하루하루의 날씨를 예보하듯이 우주 기상도 기상예보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실시간으로 지구 궤도상의 인공위성의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Satellite Tracking)로 별 헤는 연인들의 낭만에 심술을 부립니다. 우주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의 대상은 또 다른 생명체의 존재입니다. 외계인, UFO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단골 소재입니다. 생명체가 살 것이라 믿었던 화성에 바이킹호가 착륙하여 그 황량한 모습을 찍어 지구로 전송해 왔을 때, 나사의 과학자들은 지구인들의 실망을 우려하여 그 장면의 공개를 꺼리기도 했습니다. 1961년 인류 최초로 유리 가가린이 우주를 비행했고,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인류의 첫 발자국을 찍었습니다. 달에 있던 토끼들은 모두 그들에게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우주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접은 것은 아닙니다. 이제 일반인들도 우주 여행에 도전합니다. 버진 갤러틱을 시작으로 엑스코 에어로스페이스, 블루 오리진 등 민간회사의 우주선이 꿈에 부푼 여행객들을 실고 우주로 날아가기 위해 대기 중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파피용”에서 지구 멸망에 대비하여 1만 5천의 선택받은 인류가 거대한 우주선 ‘파피용’을 타고 새로운 행성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주를 가장 자주, 훌륭하게 활용하는 곳은 할리우드로 이성적 탐구의 성과를 감성적 메시지에 담아냅니다. 최근 영화 그래비티를 비롯해서 스타워즈, 스페이스 오딧세이, 아바타, 아폴로 13, 컨택트, 화성침공 등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졌고, 사람들은 영화를 보며 우주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영화를 통해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웠고, 그들이 다시 우주를 탐구하고 탐미하는 주인공이 되어 우주인으로 성장해 나갑니다. 우주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늘 이성과 감성이 함께합니다. 두 개의 눈으로 우주를 보며 함께 진화해 나갑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우리는 우주에 대한 근원적 의문에 과학으로 답한다.”로 우주에 대한 이성적 접근의 멋진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더 많은 한사람, 한사람에게 별은 ‘천체 내부의 에너지 복사로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가 아니라 가슴속에 그리는 아름다운 이상, 꿈 그 자체입니다.
글 소령 천명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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