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그대다.
 공키피디아 - 입대장병 훈련백과

                                    < 뭉그대다 : 동사. 1. 제자리에서 몸을 그냥 비비대다.
                                               2. 일을 어떻게 할 줄 모르고 미적미적 하거나 우물쭈물하다. = 뭉기다. >

 
 이 말은 훈련병 시절, 열심히 하려는 마음과는 달리 몸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바라보며 말할 수 있는 자조섞인 단어이다.




 

점호! 


 아침 6시<각주1>. 아직 어둠이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한 시간이지만 생활관 스피커는 그 어느 때보다 성(聲)을 낸다. 마치 '여기가 바로 군대다!'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줄 요량인지 훈련병의 귓전에 쉴새없이 우렁찬 군가를 모닝콜로 들려준다.

                 "높은 산 깊은 골 ~ 적막한~ 산하~ 눈 내린 전선을~ 우리는... 간다!" <각주2>

 잠시 사회에서의 나의 일상을 되돌아보자. 모닝콜이 울리고 나서 10분 정도는

점호를 받고 있는 훈련병들.

인상을 잔뜩 쓰며 비몽사몽 침대를 뒹군다. 억지로 몸을 이끌고 나와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먹고, 사회적 동물로써의 기본적인 행색으로 바로잡은 뒤 집을 나서기까지는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게 평범한 아침의 일상이었다. (물론 더욱 단축될 수도 있고, 필자만의 경우일 수도 있다.)
 하지만 훈련소에서의 아침을 이런 식으로 보내려 한다면, 향긋한 모닝커피가 아닌 쓰디 쓴 모닝 동기부여가 당신에게 전달될 지어다!
  
 아침에 머리를 감거나 씻고 싶은 훈련병들은 기상방송이 나온 뒤 일조점호(아침점호) 전까지 대략 10분 안에 빨리 끝내야 한다. 시간도 촉박할 뿐더러 많은 인원이 동시에 쓰기 때문에 혼자서 오래 쓰다가는 욕을 먹기 딱 좋은 상황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경쟁이 심한 시간을 피해보고자 점호 전에 일어나서 몰래 씻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일조점호 전 30분과 일석점호 후 30분은 다른 훈련병들의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복도나 화장실을 돌아다니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방송이 나온 뒤 약 10분간 침구류 정리 및 점호준비를 마치면 바로 일조점호가 시작된다. 하루를 정식으로 시작하는 셈이다.





 점호?

 군대 내에서 점호(點呼)란 밤새 특이사항에 대한 점검과 총 인원 확인 및 명

필자의 신진대사 과부하 상태를 잘 나타내주고 있는 고양이

령하달, 개인장비의 보존과 손실상태검사, 아침운동(...)등을 하게 되는 병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하루 일과 중 하나이다. 따라서 훈련소 뿐만 아니라 자대배치를 받고 나서도 아주 엄하고 철저하게 관리되는 시간이다.
 물론 자대배치를 받으면 확인형 점호, 정좌 점호, 심지어 침상 위에 이부자리를 깔고 누운 채로 진행하는 침상 점호 등 다양한 점호방법이 있지만 훈련단에서는 침상 아래에서 차려자세 혹은 침상 위에서 열중쉬어 자세로 대기하는 점호형태를 주로 취한다.
 
 점호 시 중요한 것은 절대로 움직이면 안 되는 부동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훈련소에 갓 들어간 훈련병들은 자칫 점호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인지 점호대기 자세에서 꿈지럭꿈지럭 거리거나 은연 중에 짝다리를 짚는 등의 행동을 할 때가 있다.

 필자의 경우, 점호시간 전에 이것 저것 해야만 했던 일들이 너무나 많아서 용변이 급함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을 못가고 점호가 시작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가뜩이나 점호를 위해 열어둔 창문에서 환절기의 찬 바람이 얇은 춘추체련복을 뚫고 들어와 필자의 신진대사는 이미 과부하 상태. 그리하여 몸의 움직임을 끝내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르렀으니....

 참고로 '동기부여' 시간은 유비쿼터스(Ubiquitous)<각주3>라는 점을 명심하자.



동기부여 

 공키피디아에서 자주 등장하기 시작하는 단어가 바로 '동기부여'이다. 쉽게 말하자면

동기부여 시간. 운동이라 생각하며 이 악물고 참자!

군대 내에서 분대장과 소대장이 훈련병에게 가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신체적 훈육(!)을 일컫는다. 이것을 보고 이따금씩 '체벌'로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말할 것은 없다. 앉았다 일어나기라든지 쪼그려 앉은 상태로 발 바꾸기, 조금 심하다 싶으면 일명 푸쉬업(Push-up)이라고 불리는 팔굽혀펴기 정도이니 말이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 극화되었던 훈련소에서의 엄청난 체벌들(?)에 비하면 귀엽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사회에서는 운동 삼아서라도 일부러 했음직한 일명 '동기부여' 동작들. 하지만 역시나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은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 관물함에 두 발 얹고 엎드려 뻗쳐, 10분 동안 무한 발 바꾸기, 팔굽혀펴기 100회, 유격체조 2번과 8번...
 특히나 필자가 겪은 동기부여중 제일 힘들었던 것은 - 제대로 동기부여를 받지 않는 훈련병이 발견될 때마다 생활관의 공기통로(?)를 하나씩 닫는 것이었다. 생활관이 이중창이었으므로 총 9가지 잘못이 지적되면 완벽히 밀폐된 공간 (창문 4개 + 문 1개)이 되는 시스템의 훈육이었던 것이다. 그 곳에서 받았던 동기부여는 필자의 훈련기간이 가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증막이나 찜질방의 온도를 상회하기에 충분했다.

 





맺음말
 하지만 왜 이름이 동기부여이겠는가? 결단코 체벌로만 볼 수 없는 것이, 대부분 훈련병들은 군사훈련을 받기 위한 체력이 충분히 뒷받침 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언가 잘못했을 때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체벌 대신 동기부여라는 이름으로 훈련병의 체력을 증진시켜 줄 만한 운동을 시키는 것이다. 물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마냥 기쁜 마음으로 할 수는 없는게 사실이지만, 사회에서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벌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받아야 하지 않을까?

 또 다시 일석점호가 시작된다. 그리고 또 다시 하루가 마무리 된다.
 앗! 화장실이 갑자기 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동기들을 위해 30분을 참아야 한다.....<각주4>






각주
<각주1>  하절기 기상시간은 6시, 동절기는 6시 30분
<각주2>  아침마다 흘러나오는 군가는 매월 바뀌게 된다. 마침 내가 훈련단에 입소하고 있었을 때는 '전선을 간다'라는 노래가 나왔다.
               차후 '군가 특집'(?)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각주3>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설명한게 아니란 것을
               설마 모르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각주4>  필자의 신진대사 과부하로 인한 이뇨작용 컨트롤 불가... 관련 에피소드는 약간 창피하긴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될 예정이다. 흑흑.



집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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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엠피터 2011.03.08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에서 정말 싫은게 아침이죠.여름에는 점심먹고 잠깐 자고 일어날때도 진짜 싫고
    잠이 가장 자고 싶은 군대시절이었습니다.ㅎㅎㅎ

  2. 노지 2011.03.08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이야기지만.. 70%이상이 안경을 끼고 있군요 ㄷㄷ

  3. 생각하는 돼지 2011.03.08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기부여~
    아주 좋은데요?^^*
    뭐든 발상의 전환이 중요한 것 같애요^^*

  4. 바람처럼~ 2011.03.08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도 자도 부족한게 잠이죠 ㅋ
    근데 모바일에서 보면 너무 커지네요
    글을 작성한게 아니라 이미지인가요?

  5. ☆북극곰☆ 2011.03.08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점호...
    가장 살앙하던 시간~
    ㅋㅋㅋ 잘때는 아무도 안건드리니까 말입니다~ ㅋㅋ
    그러나 새벽1시반쯤이나 3시쯤에 야간근무있으면... --; 크헉~~
    왕짜증~ ㅋ

  6. 복돌이^^ 2011.03.08 1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조금 힘들기는 하겠어요....6시늘 일어날려면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7. 하늘엔별 2011.03.08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기부여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동기부여야말로 그 일에 대한 시작이고 열정이고 마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

  8. 너돌양 2011.03.08 1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더욱더 부지런해져야겠습니다^^

  9. 손우석 2011.03.08 1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점호시간 긴장의 시간 이었지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동기생들과의 생활.
    일석 점호시 목적암기 시간에 경상도에서 입대한 동기생!
    내무반장이 지적하며 "군인~~의 길"
    경상도 동기생- "군인의 길" 한마디 하고는 계속 끙끙대다가...
    외친 한마디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잊!!었씹니더!!!"
    그때 모든 훈련병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일제히 킥킥거리며...
    내무반장도 웃음을 참으며 "신성한 점호시간에 웃어!!!"
    그날 우리는 일석점호에 땀깨나 흘렸읍니다.(7월 한여름에 입대)
    ㅎㅎㅎ

    이 시간에도 훈련을 받고 있는 모든 후배들의 건강을 기원 합니다.

    공군인터넷전우회(ROKAFIS)
    (www.kafi.net)
    손우석

  10. 달콤 시민 2011.03.08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부지런하고 힘든 훈련도
    잘 이겨내는 우리군인들이 멋집니다!!
    힘내세요^^

  11. 아랫마을 2011.03.08 1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남자친구는 훈련소 생활은 지났지만 이렇게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D

  12. 달콩이 (행복한 블로그) 2011.03.08 15: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군생활을 어떻게 했나 싶어요..ㅠ
    하지만.. 막상 가니 아침잠도 없어지고 하더군요 ㅋㅋ
    실수하면 집합이니 ㅋㅋ 안일어날수도 없는 -0-ㅋ

  13. ♡남긔남은긔엽긔♡ 2011.03.08 16: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회에서는 그렇게 잠만보에 늦잠쟁이이던 남자친구가....
    훈련소에서 아침 6시 30분에 기상한다니 믿겨지지도 않고 안스럽기도 하고...
    참 걱정됐었어요ㅎㅎ그런데 역시 군대를 가니 남자들은 달라지더군여!!ㅎㅎㅎㅎㅎ

  14. 김루코 2011.03.08 1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굉장히 군기가 잡혀있는 모습입니다.. ㅜ
    아침에 일어나려면 정말 힘들던데 ㅜ

  15. 샘이깊은물 2011.03.08 2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기가 확실히 잡혀 있네요.
    고운밤 되세요^^

  16. 서광욱 2011.03.09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훈련병시절 항공병학교에서

    아침 기상후 세면하러 연병장에 나가서 빡빡 밀어버린(?)

    머리칼로 동기생인줄알고 새치기하는 훈련병보고

    야! 임마 새치기하지마!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연병장을 같이 사용하던 사관후보생 ㅋㅋ

    기억이 새롭습니다.

    훈련병 여러분!

    열심히 훈련받으세요. 훈련시 흘리는 땀한방울이

    실전에서 피한방울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2011. 3. 9

    공군인터넷전우회(ROKAFIS)

    예비역 병 283기 서 광 욱

  17. 2011.03.09 1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8. 외계소년32 2011.03.10 1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에 있을때 동기부여는 참 겁났는데 ㅋ 다행히 아침형 인간이라 점호야 식은죽 먹기였지만요. 군대를 늦게 갔더니 아침잠은 없어서 동생들이 많이 좋아했죠. ㅋ 오랜만에 훈련소 사진 보니 귀엽내요

  19. 블랙이글스 2011.03.12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같은 신병교육대를 2번이나 갔었습니다.
    한번은 신병훈련, 한번은 후보생교육 ㅋ제가 지금은 없어진 육군의 일반하사 마지막 군번 이거든요~~~2번이나 같은곳을 갔다는게 그저 좋지많은 않았던 기억. 그것도 군대에서 제일 힘든 겨울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