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ir-Life

[오픈마이크] 1화. 커피 그리고 김동준 대위

by 공군 공감 2015. 3. 18.



제 38 전투비행전대.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휘날리고, 

공군 KF-16과 미 공군의 F-16이 함께 하는 그 곳,

1화의 주인공 김동준 대위를 만나기 위해 공감팀이 찾아갔다.







민항 활주로와 함께 있어서 인지 오전에 도착한 38전대 옆으로 E00항공 민항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픈마이크 1화의 주인공 김동준 대위는 38전대 정훈공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38전대 정훈공보실은 여느 정훈공보실과 마찬가지로 

부대의 사진 및 영상, 문화행사, 공보조치를 담당하고 있다.




작고 아담한 김대위의 사무실, 

김 대위의 방에 입성(?)하자마자 

카페에 온 듯, 익숙하고 향기로운 내음새가 공감팀을 자극했다

(업무에 열중하느라  조금은 무섭게 생긴 김 대위...)





그윽한 커피향과 함께 

그는 밝은 웃음으로 공감팀을 밝게 맞이했다.

그리고 여느때처럼 익숙하게 ,

커피드립(?)을 위한 손에 익은 장비들을 펼쳐놓았다.






공감팀 :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김 대위 : 2008년 강릉에서 근무했던 때였다.  그때만 해도  커피를 지금처럼 즐기지 않았는데, 

그 때 방문한 커피집이 한국의 바리스타 1세대로 불리시는 박이추 선생님의 카페였다.

그 곳에서 옛날식빵과 삶은 달걀을 커피한잔과 함께 마셨는데

문뜩 "아... 커피는 정말 맛있는 것이구나!"라고 느끼게 되었다.


이때가 처음으로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된 때였다.

이 후, 강릉의 이름있는 커피명소들을 돌아다니며  커피를 마셔보았고,

강릉을 떠나 오산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커피를 좀 더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평택에 있는 커피 교육원을 찾게 되었다




살면서 학원을 다녀본 적은 있지만

내가 배우고 싶고 하고싶은 공부를 위해 다녀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커피를 배우면서 느낀 것은 

"나도 무언가를 집중해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사실이었다.


오산 부대에서 평택 커피 교육원까지는 넉넉히 40분은 걸렸다.


하루하루 커피에 대해 배우고 한잔, 두잔 내려 마실 때 마다 달라지는 커피의 맛, 

"오늘은 또 뭘 더 배울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니 꽉막힌 퇴근길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다.


금요일에는 커피 교육원에 들러 공부하고 

다시 어둠을 뚫고 서울집으로 올라갔으니

그 열정도 참 대단했었다.





공감팀 : 애정을 갖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취미를 발견는 것은 일상에도 참 큰 힘이 될 것 같다. 

커피는 주로 언제 마시고 공부 하나?


김 대위 : 보통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편이어서 출근 이후, 혹은 아침 공복 상태에 마시고는 한다.

공복상태에서 몸안을 휩쓸고 지나가는 커피의 그 씁쓸함에 중독이 된다.

그리고 일과 중에는  물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시는 편이다.




커피 공부는 일과 후에 한다. 


보통 다른 것들은 성격상 깊이 빠져들지 않고, 어느정도 수준이 되면 적당히 접게 되는데,

커피만큼은 알면알수록  궁금하고, 더 공부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요즘도 일과후엔  도서, 영상, 인터넷을 통해 커피 관련 내용을 보곤한다.

그리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부대 근처의  카페 '컵스토리' 이사님과 친분을 갖게되,

퇴근 후 종종 그곳을 찾아 커피에 대한 궁금증이나, 

실제로 커피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같은 것들에 대해서 여쭤본다.


커피는 참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다.





공감 팀 : 계속 빠져들게 만드는 커피만의 매력을 정의하자면?


김 대위 :  커피는 이제 나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나의 정신을 일깨우는 그런 음료? 

잠이라는 동물적 욕구를 해결한 '동물상태'의 나를 사회적인 존재로 만들어 주는 각성제? ㅎㅎ


하지만 무엇보다도, 커피는 혼자마시기보다는  

'함께' 나눌 때 그 매력이 배가 된다.


커피의 따뜻함과 향 자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와 관계에 윤활제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조금은 더 사적인 얘기를 꺼낼 수 있는 가까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은은한 향, 따뜻함. 그리고 내가 직접 서버를 데우고, 물 온도를 맞추고,

마시는 잔을 데우는 그 정성스런 과정을 통해 

사무실원, 주변 지휘관 참모분들 등 방문한 사람들에게 커피한잔을 내어줄 때


상대방은 "아! 김 대위가 나를 진심으로 대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갖게된다고 하더라. 


물론 이런것을 의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무실에 오는 모든 손님들은 

커피 뜸을 들이는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정성스례 핸드 드립을 해서 대접한다. 


그러다 보니 커피 값이 사실 좀 큰 문제이긴 한데,

자주가는 카페, '클럽 에스프레소'에서 즐겨사는 커피 중독자 시리즈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미소)







공감팀 : 커피 내려준다는 소문때문에, 조금은 반갑지 않는 사람들도 방문할 것 같은데?



 김 대위 : 물론 가끔은 그런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런 분들에게도 나쁜?! 커피를 주지는 않는다. 


커피에는 항상 정성을 다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기쁨이 더 크다.


이를 통해 대화도, 관계도 더욱 가까워질 수 있고, 

사무실 병사 친구들, 후배들부터  옆 사무실 사람들까지 많은 사람들에과 같은 취미를 나누게 됬다.


옆 사무실에 있었던 후배는 나보다 더 커피에 빠져, 청출어람을 넘어'넘사벽'이 되가고 있다.

요즘도 우리 부대에 오게되면 커피 한잔을 나누며 그간 갈고닦은 정보들을 공유한다






이 정도 인터뷰를 진행해 보니 김 대위의 커피에 대한 애정 지식이 장난 아닌듯 했는데...

이럴 줄 미리 알고 공감팀이 김 대위를 위해 준비한 난감(?)한 미션! 

그것은 바로!


'커피 블라인드 테스트'



 

김 대위의 핸드드립 커피, 맥00드 커피, 세0일레0 편의점 커피, 카0 커피를 준비했다.

일반인은 사실 커피나 숭늉이나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기도 한데

과연 김대위는 얼마나 섬세한 전문성을 자랑할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블라인드 테스트의 재미를 위해 같은 사무실인 

정훈공보실 강주효 하사와 정명보 병장도 초대했다.


강 하사는 커피 경험 전무, 정 병장은 김 대위와 평소 진한 커피를 자주 나눠마시던 사이.


각자 1번부터 4번까지 커피를 맛보기 시작했다. 각각 마신 커피의 맛과 느낌을 기록하고 있는데..


강 하사는 '답없음' 표정. 정 병장은 뭔가 느낌이 오는 모양이다.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커피 좀 마신다고 했는데 틀리면 어쩌나... 노심초사한 김 대위! 다시 한번 1번부터 4번까지 맛을 검사한다.




자꾸 종이를 만지작 만지작 하는 김 대위. 걱정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얼굴에는 회심의 미소가..



커피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김 대위는 본인의 핸드드립 커피를 구별해 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김 대위.



공감팀 : 어떻게 구분하셨어요?



김 대위 :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 가게의 커피에서는 신선한 신 맛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신맛에 중점을 두고 맛을 봤습니다. 비교가 안되요...

드립커피만의 향기로운 신 맛이라고 해야하나?



참고로 커피 좀 마신다는 정 병장도 김 대위의 커피를 대번에 알아냈다.

하지만, 강 하사... 맥0날0 커피가 제일 맛있다나... 뭐라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보니, 김 대위의 커피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은 믿을만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공감팀 : 실력이 검증되었으니 이제 물을 수 있겠다.

사람들과 함께 하고픈 이 취미/학문/지식의 3가지 포인트를 짚어달라

 


김 대위 : 첫번째로, 최고의 커피를 찾기 보다는, 신선한 커피를 찾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핸드드립 시 거품이 나느냐에 따라 신선도를 판단할 수 있다-거품이 나지 않으면 의심해봐야 한다)


두번째로, 개성있는 카페를 찾으면 커피를 보다 즐겁게 즐길 수 있다.

요즘 트렌드와는 다를 수도 있지만 그곳만이 낼 수있는 고집과 향을 추구하는 곳이면 더욱 좋다 

트렌드를 넘어서는 맛. 언론이나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상이 아니라 본인에게 어울리는 '맛'이라야 진짜라고 생각된다.

(추천지로는 강릉 '보헤미안') 


세번째로는, 주변에 괜찮은 커피 로스터리(커피 직접 볶는 집) 한두개 정도를 알고 있으면 좋다.

무엇보다도 "어디가서 커피한잔 하실래요?"

와 같은 맨트에서도 알 수 있 듯.

요즘은 사람들과 보통 친분을 쌓기 위해서는 가벼운 커피 한잔과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될 때가 많다.


이 때 만약 커피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다면

상대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커피에 대한 조언과 베려를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분위기가 더욱 좋게 만드는 센스쟁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커피는 무엇보다도 치즈케잌이나 티라미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부끄)과 함께 마시면 더욱 맛있다!






김 대위의 커피 얘기를 듣고 있자하니 김 대위의 커피 취향도 궁금해 졌다


공감팀 : 개인적으로 어떤 커피를 좋아하나?


김 대위 : 날씨, 분위기에 따라 땡기는 커피가 다른 것 같다.

피가 추적추적 내릴때는 스모키한 과테말라 안티구아. 식사 후에는 배부르고 나른하니 

신맛이 좋은 케냐 AA 혹은 꽃향기가 나는 예가체프... 이런 식이다. 

하지만 똑같이 비가 와도 비가 추적추적내리나, 후두두둑 내리나에 따라 땡기는 커피가 다를때도 있다^^;


미묘한 그때그때의 심리와 감정상태가 커피 맛에 미치는 영향도 다른 것 같다.



공감팀 : 그렇다면 커피를 가장 맛나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김 대위 : 커피도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배고플 때 커피도 가장 맛있다


식 후 바로 먹는 커피보다 소화가 좀 되고 난 후의 커피는 

커피의 맛 자체를 느낌에 있어서도 훨씬낫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아침에는 배도 고프니 포만감을 채워주며 위에도 부담이 적은 라떼를, 

점심 후 배가 좀 꺼지고 나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한다.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진행된 인터뷰

남은 이야기는 일과종료 후 그가 종종 찾는다는 카페에서 이어가기로 했다. 

먼저 도착해서 한잔 하고 있던 김 대위에게 

못 다한 질문들을 쏟아내었다.







공감팀 : 만약 이컨텐츠를 통해 커피에 관심을 갖고,처음 커피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김 대위 : 설탕이나 프림을 타먹는다고 해서 커피를 즐길줄 모른다거나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아마 설탕이 없었다면, 커피가 전세계적 대중화 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커피를 마셔보라. 


커피의 참맛, 커피를 잘 안다는 것은

커피를 쓴 맛 자체로만 마신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설탕이든, 프림이든, 베트남처럼 연유든, 

무엇이든 맛있게 다 먹어보고 나만의 스타일로 커피를 즐기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







공감팀 : 좋은 조언이다. 그렇다면 나의 군생활을 커피에 비유한다면?


김 대위 : 브라질 커피. 모든 브라질 커피가 내 군생활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브라질은 커피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다. 

가격도 저렴하고 이 때문에 다양한 커피의 베이스로 많이 쓰인다.


보통 스폐셜티라고 하면 이것들은 튄다거나 뭔가 독특함이 있다. 

브라질 커피들은 이에 반해 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결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커피의 기본이랄까.

나의 군생활도 확 튀거나 새로운 것을 선도하지는 않지만, 

없으면 맛의 기본을 잃어버리는 그런 군생활.


내 자리에서 내 할일을 하며, 뛰어난 사람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며 

기본 바탕이 되는 

그런 브라질 커피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공감팀 : 커피라는 취미를 통해 참 많은 의미와 즐거움을 찾은 것 같다. 

마지막 질문이다. 커피처럼 향기로운 남자, 김 대위의 행복은?


김 대위 : 행복.... 지금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아껴 두었다가 다시 쓸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지금 어떤 곳에 여행을 가고 싶은데 그걸 아꼈뒀다 치자, 50대에 돈벌어서 다시 간다면?

지금의 그 행복을 50대에는 느낄 수 없을 것같다.


행복은 적금이 아니다! 적금처럼 아꼈다가 다시 쓸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곳을 가더라도 욕망이 끓어오를 때 간 것과 돈이 있고 여유가 있어 간 것과이 같을 수 없다.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려는 해야겠지만 

여건이 허락된다면 무엇이든 

내가 하고 싶을 때 해 나가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커피도 다 식어버렸을 때보다는 따뜻할 떄가 가장 맛있듯이

인생에도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


망설이기엔 시간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김 대위는 오늘도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자신만의 커피세상에 빠져들고 있었다. 


취재를 마치고 '컵 스토리' 창 밖 너머로 

'cup of coffee'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김 대위를 촬영했다.


카메라의 렌즈도 자연스례

그의 커피의 향을 표현했다.


그는 멋졌고, 그의 커피는 향기로웠다.






댓글